지옥의 생활바카라 제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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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구남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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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전역하고 , 적당한 인서울 대학과
각종 자격증과 어학연수에 남부럽지 않은 적당한 학벌을
가진 나는 곧잘 중견기업에 취직했다.
취업 후, 3년이란 시간이 지나갈때 쯤
나도 어느덧 사회에 자리잡아,
재산을 차곡차곡 모아가며, 이쁘장한 여자친구도 만들며
행복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내왔다.
그러던 어느날, 중국발 수증기가 몰고온
여름장마의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간만에 소식을 보낸 오랜 고향친구 녀석의 전화 한통에
나는 신림동에 위치한 고깃집으로 향했다.
고깃집 철판 테이블위에 친구녀석의 차키가 올려져 있다.
은색 삼각별 엠블럼. 벤츠다.
친구녀석의 낯빛은 살면서 본 그 어느때보다 밝아보였다.
" 진수야, 요새 회사 생활 빡빡하제? 다닐만하나? "
친구녀석과 나는 구미에서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다.
우리 둘은 성공이란 욕망을 품고 서울로 상경했지만
방법은 조금 달랐다. 나는 공부를, 친구는 현장에서 일을.
" 어, 그냥 뭐 나쁘진 않타. 그나저나 닌 차도 하나 뽑았나보네? "
친구녀석은 흘낏 테이블을 보더니, 자신의 차키를 들어올렸다.
" 뽀대좀 나나? 난 요새 이 삼각별만 보면 웃음꽃이 핀다 "
소식이 도통 없던 친구였기에, 나는 더욱 궁금해져만 갔다.
" 석아, 니 요새 뭔일하는데? 차도 좋은거 타고 댕기고 돈 좀 버나보네? "
" 투자한다 "
" 투자? 주식? 뭐 그런거하나? "
친구는 옅은 웃음을 지으며 조용히 술잔에 술을 따랐다.
그러고는, 나에게 건배 제스처를 짓고 술을 한잔 마셨다.
잠깐동안 이글거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는
굳게 닫힌 말문을 열었다.
" 진수야, 니 도박이라고 다 똑같은 도박이라 생각하면 안된다.
도박도 투자라 생각하고 하면 투자가 될수있는거다. "
나는 영문 모를 석의 말에 주춤했다.
" 도박? 도박도 투자한다는게 뭔소리고 "
" 내 요새 도박한다. "
나는 석의 말에 당황했다. 도박. 도박이라니?
나는 도박꾼들의 말로를 소싯적부터 잘 알고 있었다.
중학교 시절 친구 녀석의 아버지가 도박으로 인해
억대 빚을지고 목을 메는 바람에 나는 장례식장도 갔다온 적이 있었다.
친한 친구놈은 아니었지만, 많이 안쓰러웠고, 도박쟁이의 말로는
죽음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이 내 머릿속에 박혀있었다.
" 니 미쳤나! 도박? 제정신 아니네 이거 "
나는 순간 욱해 석이에게 소리쳤다.
하지만 석이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 아 고막 터지겠다! 볼륨좀 낮춰라. 그니까 내가 하는 도박이 니 뭔지 알고 그러는거가? "
" 도박이 도박이지. 뭐 다른거라도 있나 "
" 내가 도박으로 얼마 번지는 알고 그러나? "
석이는 천천히 손가락 두개를 폈다.
" 니 뭐 브이하나 지금 "
" 진수야. 2억. 2억벌었다고. "
나는 눈이 휘둥그레져 석이를 바라봤다.
2억. 내가 10년을 악착같이 모아야 모을 수 있는 돈. 2억.
석이의 2억이 그 순간만큼은 나를 사로 잡은것이 틀림없다.
" 2억? 진짜가? "
석이는 주머니속 핸드폰을 꺼내
내게 자신의 계좌에 얼마가 들었는지 보여줬다.
2억2천3백20만7천3백원.
석이는 이윽고 핸드폰 화면을 끄고는 말을 이었다.
" 바카라라는 게임이 있다. 파란색이랑 빨강색 라인에
카드를 랜덤으로 주는데, 합이 9에 가까우면 2배로 먹는거다.
내가 100만원을 걸제? 맞추면 200. 틀리면 꼴는거고 "
석이의 장황한 설명과, 그동안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시간은 어느새 저녁 12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우리는 한참이 지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 마! 타라 "
나는 비를 피해 석이의 조수석에 탔다.
아늑하고 넒찍한 실내, 은은한 방향제 향이 코를 찌른다.
부드러운 시트가죽과, 석이가 운전을 할때면
차는 부드럽고 고요하게 흘러간다.
문뜩 이런 생각이 들었다.
회사원의 봉급으로 평생 일해도
이런 차를 타고, 굴릴 수나 있을까?
석이가 해준 말들이, 정말 사실이라면
나도 부업으로 한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성공이라는 욕망을 품고 상경했다.
그런데 나는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집에 다다를때쯤.
수중에 있는 3천만원이 기억났다.
- 2장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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